2024 상반기 셀프 리뷰 - 주니어 개발자의 첫 팀 이동과 적응기
2022년에 네이버에 신입 백엔드 개발자로 입사하고 나서 지금 거의 만 2년을 채워간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5월에 기존 팀에서 새로운 팀으로 이동을 하게 되어서, 지금까지 회사에서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 한 번 회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적다보니 올해 상반기에 생각했던 것들만 적어도 많아서 2022, 2023년에 겪었던 일들은 기회가 될 때 별도 글로 적어볼까한다.
완벽했던 첫 팀
네이버에 입사하고 들어간 첫 팀은 너무 좋은 팀이었다. 인턴 때도 같은 팀에 있다가 전환을 하게 된 것이라 팀에 훌륭한 개발자 분들이 많고 분위기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실제 업무를 같이 하게된 소그룹 내에서도 경험과 개발 지식이 풍부하신 사수분(공식적으로 사수는 없지만)들이 계셔서 편한 분위기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회사를 다닌지 조금 지난 시점에 주변에서 적응은 잘 하고 있는지, 회사에서 힘들게 하는 사람은 없는지 많이 물어봤던 것 같은데 그 때마다 내가 실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것 빼고는 어려운 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주변에 좋은 개발자 분들이 많았고, 좋은 개발 문화를 갖춘 정말 부족한게 없는 팀이었다.
신입 때 정말 부족한 상태로 회사를 들어간 것 같은데, 자바, 스프링, DB, 테스트 방법, CI/CD 같은 기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할당받은 업무를 진행시키고, 개발을 할 때 어떤 부분에서 고민을 해야하는지 등을 빠르게 배울 수 있었다.
입사초에는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팀을 나올때 쯤에는 확실히 내 역할은 잘 수행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완벽한 팀을 왜 나갔을까 의문이 들 수 있다. 나도 의문이 든다.
기존 팀은 TF팀이었어서 원래도 네이버페이 아키텍처 개선 작업이 끝나면 해체될 운명을 가진 팀이었다. 처음 입사할 때부터 그래서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나는 무엇을 하게되는 걸까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 리더님께서 합류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소개해주셨고, 그 중에서 합류 시기가 조금 빨랐던 프로젝트가 있었다. AWS S3와 같은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처음에는 그런게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고민해볼수록 새로운 환경 (새로운 팀에서는 Go를 주로 사용하고, 도멘인도 전혀 다르고, 팀원들도 새롭다)에서도 내가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기존 팀에서는 작업 단위가 작았어서 좀 더 큰 흐름을 생각해야하는 업무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옮긴 팀에서는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만들겠다는 큰 목표가 명확하고, 또 현재 상위 조직인 플랫폼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좀 더 로우레벨의 기술적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결국 팀을 옮기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내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좀 더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집 나가면 고생이다
5월에 팀을 이동하게 되었고, 지금 거의 3개월 정도 지났다. 처음에는 새로운 기술, 도메인에 대한 공부만 했었고 요즘 들어서 실제 개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빨리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조급했던 것 같은데, 적응이 좀 되고 업무 파악이 된 지금은 장기레이스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소제목을 자극적으로 지었는데, 사실 그렇게 고생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개발 문화와 기술이 어느정도 잡혀있었던 첫 팀에 비하면 현재 팀은 아직은 문화를 만들어가는 단계이긴 하다.
도메인 지식이 있어야하다보니 s3 api나 운영체제, 스토리지 쪽의 공부가 필요하기도 하고, 아직 설계가 진행중이라 아키텍처를 고민해보는 회의가 많다는 점이 새롭고 좋다.
이전에는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가이드가 있었다면 지금은 내가 직접 문제를 찾고, 맡은 업무를 진행해나가야한다는 점이 가장 큰 도전인 것 같다.
요즘은 작은 것부터 내가 이전 팀에서 배웠던 좋은 문화들이나 개발 지식들을 적용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재는 구조 리팩터링이나 에러처리 개선 등의 작업을 스스로 진행해보고 있다.
영향력있는 팀원이 되자
2023년 리뷰를 받았을 때는 근성, 열정,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직까지 내가 느끼기에도 나는 깊은 지식을 알고 있거나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이는 개발자이기보다는 그냥 과제가 있으면 어떻게든 근성으로 해결해내는 개발자인 것 같다.
신입때의 나였으면 근성은 당연히 갖춰야하는거고 그러면 전문성을 더 갖추어야하나? 라던가 나의 강점을 새로 만들어내야하나? 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요즘 드는 생각은 그냥 내가 근성과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나의 강점으로 뾰족하게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 개발을 좋아하고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든 끝까지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이 나의 강점이다.
그렇다고 다른 부족한 점을 채우지 않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족했던 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내가 이전 팀에서는 소극적인 편이었다는 것이다. 소그룹의 스크럼 시간 때는 그래도 편하게 얘기했는데, 조금 더 큰 단위의 회의에서는 듣는 역할을 주로 했었다. 신입일때는 회의 시간에 의견을 내는게 익숙하지 않기도 했고, 이미 팀에 좋은 문화들이 많아서 개선을 하려고 생각을 하기보다는 따라갔던 것 같다.
그리고, 기술적인 깊이도 부족했던 것 같다. 내 눈 앞에 주어진 과제를 해내는 것에만 집중해서 과제를 시작하기 전에 큰 그림을 그리거나 전체적인 아키텍처를 고민하는 부분은 부족했던 것 같다. 과제를 할 때도 조금 더 해당 과제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을 더 공부하면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 남은 기간동안은 업무 중에 개선점을 스스로 더 많이 찾아보고 의견을 제시하고, 기술적인 공부도 더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어볼까한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 것도 기록하면서 기술 공부를 하는 것이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 방법인 것 같아서다.
이전 팀에서보다는 조금 더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존재감이 있는 팀원이 되고 싶다.
마치며
아직까지도 나의 개발자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강점을 많이 찾아나가는 중인 것 같다.
올해는 관성에서 조금 벗어나서 나에 대해 더 고민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해가 될 것 같다. 상반기 동안 남은 작업들을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용기를 잘 낸 것 같고, 남은 한해는 이 도전이 후회없는 선택이 되도록 노력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