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Expert 활동 후기
네이버를 다닌지도 어느덧 1년 반 정도가 지나던 시점에, 이전에 활동했던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프로그램에서 ‘SOMA Expert’라는 개발자 멘토링 활동자를 모집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사실 매년 모집하고 있어서 메일을 받은지는 몇번 되었는데 항상 아직은 지원할 때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메일을 받았을 때는 1년 반동안 내가 네이버에서 배운 것을 한 번 정리하고 싶기도 했고, 이제는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서 지원했다.
활동계획이 포함된 서류도 작성하고, 면접도 한 번 거친 후 Expert 활동을 하게 되었다. 3달 동안 총 6번의 멘토링을 진행했고, 이제 활동이 끝나서 후기를 작성해본다.
자기소개
Expert는 연수생 3명과 매칭되어 활동한다. 나는 11기 화석 라서 연수생이 나를 뽑게하려면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SOMA Expert는 정식 기술 멘토라기보다는 연수생들의 선배 역할을 해주기 위한 멘토이다. 그래서 모집할 당시 주 역할이 연수생들이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의 과정(팀 구성, 멘토 매칭, 연수과정 적응)에 잘 적응하도록 돕고, 팀 활동 시 발생한 문제 해결을 돕는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다만 나는 회사에서 배웠던 것을 정리하고 공유하고 싶어서 지원했던 만큼, 활동과정을 잘 도와주는 Expert, 친구처럼 편하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Expert 보다는 완성도 있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개발 지식을 공유하는 Expert가 되기로 했다.
실제로 아래와 같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연수생 분들이 멘토링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얻어갈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적어보았다.
노션의 다른 Expert 분들의 자기소개서를 읽으니 다양한 경험이 많으셔서 내가 경쟁력이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꽤 많은 연수생분들이 노션을 보고 먼저 연락을 주셨다.
그래도 직접 만나뵙고 가장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 분과 매칭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모두 오프라인/온라인으로 만나뵈었고, 그 중 3분과 매칭을 했다. 멘토링 때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인 클린 코드나 아키텍처 등에 관심이 있고, 백엔드 취업을 희망하시는 연수생분들을 위주로 맡게 되었다.
멘토링 활동
내가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를 할 당시에는 개발 지식이 많지 않아서 스스로 어떤 점이 부족한지와 부족한 점을 어떻게 채워야하는지 잘 몰랐었다. 그래서 일단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했고, 활동 기간도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지 못해서 후회가 남았다.
이번 연수생분들은 그런 후회를 하지 않도록, 멘토링 활동의 주 목표를 ‘완성도 있는 프로젝트를 하기 위한 개발 지식 공유하기’와 ‘활동 기간의 방향성 제대로 잡기’로 정했다.
멘토링은 다음과 같은 주제들로 진행했다.
- 백엔드 공부 계획 수립, 데이터 중심 애플리케이션에서 고민해야할 부분인 신뢰성, 확장성, 유지보수성 개념 소개
- 추상화의 단계를 객체지향, 클린 아키텍처, MSA 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 (스프링에서의 객체지향, 헥사고날 아키텍처, MSA에서 고려해야할 점 등)
- 소프트웨어 테스트 방법 소개 (테스트를 해야하는 이유, 테스트의 종류, 좋은 단위 테스트란, 제가 속한 팀에서 테스트를 하는 방법)
- 각자 개발할 서비스의 아키텍처 초안을 설명하고 서로 피드백 주기
- 개발 초기에 생각해보면 좋을 CI/CD, 개발 문화나 코드 리뷰 팁
- 실제 개발에서 생각하면 좋은 실전 클린 아키텍처 & 코드
- 후회없는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활동을 위한 체크리스트와 취업 팁 공유 (네이버 인턴 때 작성했던 일지 및 발표 ppt 등)
해당 주제들에 대해서 멘토링 시간마다 간단한 ppt 자료를 준비해서 알고 있는 지식들을 하나씩 전달했다.
각 주제에 대해 얘기할 때 최대한 실제 현업에서는 어떻게 적용이 되고 있는지,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활동을 하면서는 무엇을 적용해볼 수 있는지를 함께 얘기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냥 혼자 발표하는 것보다는 연수생 분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싶어서 중간중간 어떻게 생각하는지 먼저 물어보기도 했다. 연수생 분들이 항상 재미있게 들어주고, 대답이나 질문 등 참여도 잘 해주셔서 멘토링 시간이 매번 재미있었다.
기술적인 내용 외에도 연수생분들의 프로젝트 진행상황, 힘든 점이나 고민되는 부분이 있는지, 개발자에게 소프트 스킬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의 여러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멘토링 주제들 중 몇가지는 나중에 글로 정리해서 블로그에도 공유할 계획이다.
후기
일단, 생각보다 멘토링이 너무 재미있었다! 아는 척을 하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사실 연수생 분들과 나이 차이도 별로 안나서 거창한 멘토링이었다기 보다는 그냥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을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회사를 다니다보면 성장을 한건지 알아차리기 어려운데 멘토링을 하면서 내가 배운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속했던 팀이 좋은 개발 문화를 가진 팀이라 짧은 회사 생활동안 많이 습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팀 내 스터디를 통해 개발 서적도 꾸준히 읽었는데 이런 부분도 멘토링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회사를 어느정도 다니며 처음의 열정은 조금 잃었던 것 같은데, 연수생 분들이 열정적으로 프로젝트를 하는 모습, 멘토링을 재밌게 들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동기부여도 많이 되었다. 그래서 올해 이런 멘토링 활동을 한 것이 너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쉬웠던 점은 실제 개발은 6월 중순정도에야 시작해서 연수생분들의 실제 프로젝트 코드를 함께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다. 그리고, 공유드릴 내용의 준비를 그때그때 했던 것 같아서 다음에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연수생분들에게도 후기를 물어봤는데, 다행히도 도움이 많이 되었고 중간중간 방향성을 잡아줘서 좋았다고 말해주었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가 기획, 프로젝트 개발, 개발 공부 등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하는 시스템이다보니 멘토님의 말과 다른 팀원들의 말을 듣다보면 자신의 방향성을 잃게되기 쉬운 것 같다. 내가 활동을 할 때도 정말 얻어가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았어서 갑자기 백엔드가 아니라 팀에 필요했던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멘토링을 하면서도 각 연수생 분들이 가장 얻어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방향성을 항상 명확하게 정해야한다고 강조했었다.
시간이 아깝지 않은 멘토링이기만 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아깝진 않았던 것 같다!
멘토링 활동은 아쉽게도 이제 끝났지만 연수생분들과는 앞으로 같은 개발자 친구로서 연락을 이어나갈 것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멘토링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을 깨달아서 앞으로도 내가 배운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찾아보려고 한다. 앞으로도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스스로 기술적 성장, 인간적 성장을 꾸준히 해야겠다.